최근 교육토론회를 자주 챙겨 봤다면 익숙한 얼굴과 이름이다. 이현 우리교육연구소장. 그는 학부모 사이에서 ‘사이다 교육전문가’로 통한다. 명쾌한 논리와 쉬운 설명, 무엇보다 입시제도를 속속들이 꿰고 있는 그의 발언을 듣고 있으면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이현 소장은 한국 교육현실이 낳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공교육 사회교사에서 사교육계 스타 윤리강사로 명성을 날리다 한국 교육을 연구하는 ‘우리교육연구소’를 설립했다. 우리교육연구소는 명칭 그대로 우리 교육을 연구하는 곳이다. 연 2~3회 교육계 첨예한 이슈를 담은 두툼
“해도해도 너무한다. 8개월 동안 도대체 뭘 한 건가.”“한두 번도 아니고 도대체 왜 저러나.”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월 11일 발표한 ‘대입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두고 비난이 거세다. 말이 이송안(移送案)이지, 사실상 백지위임이다. 교육부는 더 이상 모르겠으니 국가교육회의에서 결정해달라는. 대입제도 개편안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던 학부모와 학생들은 “어이가 없다” “무책임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8월 2021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1년 유예한 데 이어, 결정을 떠넘긴 행태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둔 시간 벌기’라는 비판이
파킨슨병, 만성통증… 당신도 고칠 수 있다스스로 치유하는 뇌노먼 도이지. 동아시아. 2만5000원2000년 신경과학계를 발칵 뒤집어놓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뇌가 지속적으로 자극받으면 뇌세포를 연결하는 신경세포가 촘촘해져서 더 똑똑해질 수도 있고, 망가진 뇌세포가 치유될 수도 있다는 것. 한번 망가진 뇌는 다시 회복될 수 없다는 통념을 뒤엎은 이 연구는 노벨생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엄청난 발견을 임상적으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널리 통용되지 않고 있다. 정신과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이 지점에 착안했다.
출판계에 작은 이변이 일고 있다. 제목도 난해한 ‘라틴어 수업’이 출간 10개월 만에 무려 16만부 이상 팔렸다.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말이 라틴어 수업이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쉬운 언어로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주목할 부분은 이 책의 주요 독자가 2030세대라는 점이다. 2030세대가 종이책을 잘 읽지 않는 세대, 깊이보다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라는 통념이 무색해지는 부분이다. 출판계 내부에서도 라틴어 수업 열풍에 대해 ‘기현상’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분위기다.
병든 가족이 넘쳐납니다. 기사에 차마 쓰지 못한 충격적인 이야기가 수두룩합니다. 1년 내내 대화 한 번 안 했다는 중학생 아들과 엄마는 애교 수준입니다. 형제 간, 부모자식 간 의절한 집안도 한 집 건너 한 집 수준이죠. 엄마의 기대를 견디다 못해 지방 소도시에 내려가 여관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학원생 딸, 아빠의 꼭두각시처럼 살다 자기 방에서 목을 맨 30대 CEO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스트레스 이론에 따르면 가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깊고, 오래 지속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명문대생의 자살에 이은 엄마와 딸의 동반자살 또
사례 1. 40대 초반 직장맘 최승희(가명·이하 모두 가명)씨는 60대 초반 엄마와 이틀에 한 번꼴로 모녀 전쟁을 한다. 레퍼토리는 엇비슷하다. 최씨는 “이젠 제발 내 맘대로 하게 내버려두세요”라고 호소하고, 엄마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넌 엄마 말만 들으면 돼”라고 응수한다. 바쁜 딸을 대신해 엄마는 모든 집안일과 초등학생 두 손주의 숙제는 물론 방과후 학원까지 챙긴다. 사사건건 엄마의 간섭을 받는 최씨의 스트레스는 몸의 징후로도 나타났다. 만성두통과 소화불량을 안고 산다.사례 2. 중2 김민준군은 하교 전 아빠의 퇴근시간
지난 3월 19일 초대장이 날아들었다. 발신인은 최진석 건명원장, 제목은 ‘건명학관을 열며’. 초대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더 나은 삶과 더 높은 결정은 지금 우리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급한 일이 되었다.” 건명원 특공대 교수들이 작당해서 새로운 일을 또 벌였다는 직감이 왔다. 새 시대를 여는 인재양성소 ‘건명원’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응원해온 입장에서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간조선은 건명원 1주년을 맞아 원생들의 인터뷰까지 담아 커버스토리로 다룬 적이 있다.(2016년 2월 1일
이타적 유전자를 믿게 됐습니다. 인간의 본성에는 타인과 공동체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 헌신하는 아름다운 기질이 있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에서 만난 주민들은 그런 확신을 갖게 하더군요. 인구 1600여명밖에 되지 않는 산골마을의 작은 기적은 감동적이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돈 한 푼 받는 것도 아닌데, 우리 마을 건강 마을 만들기에 미쳐 있었습니다. 자비가 들어도 아까운 줄 모르고, 잠을 설쳐도 피곤한 줄 모르더군요.재미있는 것은 “나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 몰랐어요” 하며, 마을주민 스스로 더 놀란다는
박웅섭 가톨릭관동의대 교수는 강원도 건강 마을의 기적을 만든 보이지 않는 손이다. 6년 전부터 건강플러스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을 조직하고, 각 마을에 위원회를 만들고, 위원들을 교육하고, 각 위원회의 사업을 일일이 챙기는 그 모든 일을 쉼 없이 해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연구논문을 쓰기 위한 것도 아니다. 논문을 위한 데이터가 수집되면 자연스레 관심이 멀어지는 교수가 대다수이지만 그는 반대다. 건강플러스 마을사업 관련, 유의미한 데이터가 쌓일 만큼 쌓였지만 논문엔 통 관심이 없다. “언제 쓰실 건가”라는 질문에 “써야죠”라며
“다 같이 걷고 오는 중이야. 우리 셋은 7학년 5반이고, 이이는 6학년 5반이야. 요래요래 산을 넘어갔다 오면 한 시간도 더 걸리지. 8㎞가 넘어.”“많이 걸으니까 건강이 확실히 좋아져.(다리 근육을 만지며) 근육이 이래 되고. 자신감이 붙어서 마라톤대회까지 나갔다니까.”강원도 영월군 중동면 녹전 4리 주민들은 매일 걷는다. 오후 1시가 되면 주민 수십 명이 ‘건강소원탑’ 앞에 모여 사시사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지지 않고 걷는다. 속도는 중요치 않다. 걸음이 빠른 이들은 앞서 걷고, 느린 사람은 천천히 따라 걸으며 정해진 걷
일상과 예술의 기막힌 공존이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의외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대중목욕탕과 슈퍼마켓, 복권방을 지나 만나게 되는 세련된 회색톤의 건물. 아무리 무심한 사람이라도 발걸음이 느려지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1970년대 풍경 속 저 혼자 감각적인 외관으로 존재감을 뿜어대는 대안공간 챕터투(chapter Ⅱ)다. ‘이런 곳에 이런 곳이’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지만 2016년 11월에 문을 연 이곳은 벌써 미술계의 알 만한 이들은 다 아는 명소가 됐다.챕터투는 크게 세 공간으로 구성된다. 카페와 무료 전시
“어쩜 저렇게 판박이일까?”“그런데 왜 당사자한테가 아니라 대국민 사과를 해?”“어떤 사과는 먹히는데, 어떤 사과는 안 먹힌단 말이지. 차이가 뭘까?”미투(#Me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해 지인들과 사석에서 주고받은 말입니다. ‘사과의 기술’이 궁금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고, 누구나 크고 작은 사과를 하면서 살아갑니다. 어떤 사과가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용서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사과학’이라는 게 있더군요.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됐고, 1990년대 들어서는 심리학과
‘미투(#MeToo·나도 당했다)’와 ‘사과’는 짝패다. 미투 운동에 여지없이 따라붙는 것이 바로 ‘사과’다. 미투가 터져나오면 즉각적이든 뜸을 들이든 대개 ‘공식 사과문’이 발표된다. 3월 7일 현재, 각계 각층에서 미투 가해자들이 내놓은 사과문은 스무 개 가까이 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뻔한 속담을 들먹이지 않아도 사과의 힘은 크다. 마음을 담은 진심 어린 사과,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는 사과는 용서와 화해의 여지를 제공하지만, 변명으로 일관한 사과, 하나마나한 사과는 오히려 분노를 부른다.이번 미투 사과문들은
“두 살, 네 살배기 두 딸에게는 과자 사러 간다고 속이고 기약 없는 이별을 했습니다.”김태준(83)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1972년,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기자직을 내던지고 아무 연고 없는 미국에 첫발을 디딘 후 46년간의 투쟁 같은 삶을 되돌아보던 중이었다. 자리 잡히면 아이들을 데려오리라 마음먹고 아내와 단둘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3년간 김씨는 기름 넣어주는 주유소 직원으로, 아내는 가발가게 직원으로 일했다. 그는 “단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죽도록 일했다”고 회상했다.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감내하며 새
얼마 전 친정엄마가 흥분하며 일화를 들려줬습니다. 목욕탕에서 만난 꼬마아이가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할머니!” 하고 불렀다는 겁니다. 엄마는 “내가 왜 할머니냐?”면서 역정을 냈습니다. 손주들한테 할머니 소리 듣는 건 이해해도 생판 모르는 아이한테 할머니 소리를 들으니 억울하시답니다. 엄마는 68세입니다.기대수명 90세 시대를 맞아 중년의 나이대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학계에서는 40세에서 68세까지를 중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구분에 따르면 친정엄마는 아직 중년입니다. 중년의 맨 끄트머리죠. 엄마의
들어서는 순간 입이 쩍 벌어진다. “와~” 나지막한 탄성만 터져나왔다. 아무리 희귀광물이라도 ‘돌’ 아닌가. 광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중국, 멕시코,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지구 곳곳에서 날아온 희귀광물들은 저마다의 광채와 형체로 눈을 사로잡았다. 쳐다볼수록 빨려들어갈 듯 신비로웠다. 화려함을 넘어 눈이 부셨다. 그 어떤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벅찬 감동이 차올라 할 말을 잃었다.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에 있는 ‘민 자연사연구소’는 한 남자의 30여년간 집념과 열정이 응축된 공간이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쏴아~ 차고 세고 힘찬 물줄기가 쏟아져 내린다. 지리산 심심산골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다. 지리산 동북쪽, 10㎞ 가까이 이어지는 한신계곡은 지리산 12동천 중 하나다. 굽이치는 폭포가 사계절 내내 변함없고, 울창한 천연림이 계곡을 포근히 감싸는 지형을 지녔다. 지난 5월 9일 경남 함양군 마천면 한신계곡. 연녹색 초여름빛 숲속, 거대한 지리산 계곡에 서 있는 두 남자가 소인국에서 온 이방인처럼 보인다.
1년에 딱 보름 정도. 송화소금 생산이 가능한 시간이다. 그때가 이때다. 매년 5월 초 노르스름한 송홧가루가 솔~솔~ 날려 하얀 염전에 내려앉으면 연노란 송화소금이 만들어진다. 해송(海松)과 염전(鹽田)이 빚은 합작품이다. 염전지기는 그저 평소처럼 묵묵히 작업만 하면 된다. 태안군은 산림의 90%가 소나무라 송화소금 생산에 딱이다. 송화소금은 흰소금보다 비싸다. 귀하신 몸이라서 그렇고, 단백질ㆍ무기질ㆍ비타민C 등이 풍부해서 그렇다. 지난 5월 초,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의 한 염전.
1. 문 대통령의 뿌리, 실향민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는 이북 출신이다. 아버지 문용형씨(1978년 작고)와 어머니 강한옥(90)씨는 여러 대에 걸쳐 함경남도 흥남에서 살았다. 아버지 집안은 경제적으로 가난했지만 어머니는 넉넉한 부농 집안에서 곱게 자랐다. 어머니 강씨는 그 시절 중학교를 졸업했고 책을 좋아했다고 한다. 문씨 집성촌에서 친척들과 모여 살던 아버지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고향을 떠났다. 빈손이었다. 젖먹이였던 누나 재월씨를 둘러업고 ‘곧 다시 오겠지’ 하는 생각에서였다.어려서 수재라는 말을 듣고 자란 아버지는 일
쭉쭉 뻗은 고층빌딩에 눈이 먼저 닿는다. 노을을 품은 구름 빛에도 시선이 한참 머문다. 하얀 지붕의 오페라하우스도 보이고…. 사진의 진짜 주인공은 15명의 사람들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태극권·기공 아카데미는 처음 시행하는 태극권 무술 수업을 하버브리지 꼭대기에서 선보였다. 하늘의 기를 끌어모으면 무술이 더 잘 통하려나. 중국에서 발전한 태극권은 이제 세계인이 즐기는 무술이 됐다. 지난 5월 2일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하버브리지.